[리뷰]페르세폴리스
페르세폴리스
뱅상 파로노,마르잔 사트라피


2007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심사위원대상은 칸영화제에서 화씨 9.11이 황금종려상을 받던 해에 <친절한 금자씨>가 받았던 상이다.

<페르세폴리스>는이란의 현대사를 여성의 연대기를 통해 관통하는 영화이다.
말하자면, 여성성장영화이자 역사적 국면을 인류학적 징후로 요약하는 텍스트다.
마르잔 사트로피라는 9살 짜리 주인공 꼬마는 커가면서 79년 이란 혁명과 80~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을 겪고
양심수인 삼촌이 정부에 의해 처형당하는 것을 본다.

영화에서는 이웃끼리
이념의 잣대로, 성별 고정관념의 잣대로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공산주의자를, 남자들이 여자들을
억압하는 생생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작가이자 주인공이기도 한 '마르잔 사트라피'의 체험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79년 혁명 이후 여성에 대한 억압은 더 강화되고
히잡을 다시 쓰게 되면서 수업 중에도 할말을 하던 소녀였던 마르잔은
부모님에 의해 오스트리아로 보내진다.

그리고 영화는
서구에 도착한 아시아인의 섞일 수 없는 정서를 전달한다.
아무리 백인 친구들과 어울려도
아무리 그들의 지적 원류를 읽어봐도 결국 이방인인 자신.

또한 혁명에도 전쟁에도 쓰러지지 않았던
마르잔 사트라피가 사랑에 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여자로서 겪는 성장기의 단면을 와닿게 그린다.

1. 정치적 격동기의 이란 현대사
2. 외국인으로서의 유럽에서 완벽히 섞일 수 없는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
3. 소녀에서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여성의 성장기

이 세가지가 <페르세폴리스>를 구성하는 구성요소이다.
그리고 이 구성요소를 직조하는 힘은 여성으로서의 시각이다.
마르잔이 이슬람 근본주의가 득세한 이란에서 위협당해 유럽으로 보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가 공산주의자였다기보다 여성이었기 때문이었고, 그녀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는 경찰들
그녀를 스물한 살에 결혼하게 만든 그 모든 사건의 시작은 이란 사회에서 여성에게 부여되는 모든 강제에서 시작된다.

영화는 묵직한 사건들을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유머러스하다.
비극을 블랙코미디로 승화시킬 때
객석에서 가벼운 웃음이 터져나온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가볍게 표현된 부분도
가벼운 웃음보다는 쓴웃음이 어울리는 영화다.

그 지점에서 애니메이션의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게 실사영화로 제작되었다면
정말 끔찍한 장면들이 많았을 것이다.
'처형''전쟁''성차별적 린치''인종차별' 등
헐리우드에서도 공동제작 제의가 많았었다고 하는데
미국의 자본을 빌리지 않고 원작의 작가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불어로 진행되는 대사가 자꾸 의식되긴 하지만
까뜨린느 드뇌브 등의 목소리 출연 사실도 잊을 만큼
이 영화는 이란 여성의 것이다.

마지막 대사도
택시기사: "어디서 왔어요?"
마르잔 : "이란"

이렇게 끝나니까.
by 비올 | 2008/05/18 23:28 |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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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페르세폴리스
주인공 마르잔은 1970년대 이란의 테헤란에서 태어난 평범한 소녀. 유복한 집안에서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내지만 혁명과 전쟁과 신권정치가 그 모든 것을 하나씩하나씩 앗아가고 더 이상 조국 이란은 예전과 같지 않게 되어버린다. 거침없는 용기와 탁월한 말빨, 그리고 서양문명에 개방적인 취향 때문에 점점 이란 사회에서 살아가기 어려워지는 마르잔. 자식의 장래를 걱정한 부모는 마르잔을 유럽으로 유학 보내지만 그 곳 사람들 역시 중동에 대한 몰이해와 멸시......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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